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서평
이 책은 저자가 문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과학에 빠져들게 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허물며 과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쓰였습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자신을 ‘운명적 문과’라고 소개하며, 문과라는 정체성이 자신에게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신이 과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과, 과학이 인문학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유쾌하게 전달합니다. 문과 출신임에도 과학적 호기심을 느끼며 이를 탐구하고자 한 그의 열정이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어 갑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독자들이 과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1장은 과학과 인문학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두 학문이 어떻게 다른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보는지를 탐구합니다. 특히 저자는 인문학이 ‘그럴법한 이야기’를 다루는 반면, 과학은 실증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확실한 진리를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이 두 학문이 서로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인문학이 인간의 감정과 내면을 설명하는 데 탁월하다면, 과학은 그 내면을 구성하는 물질적이고 객관적인 요소들을 설명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서 두 학문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으며, 함께 탐구될 때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2장은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뇌과학을 다룹니다. 저자는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설명하며, 우리의 자아가 뇌의 세포 덩어리 속에 어떻게 깃들어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그는 인간의 자아가 철학적 개념이 아닌, 물리적인 뇌 속에서 작동하는 생물학적 과정의 산물임을 설명합니다. 우리의 자아는 단순히 철학적 사유의 결과가 아니라, 신경 세포들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복잡한 패턴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인간의 자유의지나 자아에 대한 기존의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넘어서, 뇌과학이 제공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아를 다시 정의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행동과 의지가 뇌의 신경 구조와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뇌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3장은 생물학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대해 질문합니다. 저자는 유전자의 역할을 설명하며, 유전자가 ‘몸만들기 매뉴얼’을 지닌 물질로서, 세대를 거쳐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을 탐구합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유전자가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임을 설명하며, 인간의 행동과 신념이 어떻게 진화 과정에서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과학적 배경을 제공합니다. 특히 인간이 때로는 자신의 생존에 반하는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러한 행동이 진화의 산물이자 인간이 스스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인식하려는 심리적 욕구에서 비롯되었음을 설명합니다. 이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단순히 이기적인 행동만을 하지 않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4장은 화학을 다루며, 과학의 기본 원리들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물질들이 화학적 반응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상호작용하는지를 탐구하며, 화학이 단순한 물질의 결합과 분해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근본을 탐구하는 중요한 학문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자는 화학이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자연 세계의 다양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합니다. 화학이 어떻게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과 도구의 기초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게 다루어집니다.
5장은 물리학을 통해 우주와 물질의 본질에 대해 질문합니다. 저자는 물리학을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연결시키며, 물리학이 우주의 시작과 끝을 설명하는 학문임을 강조합니다. 물리학은 인간이 세상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고전 물리학부터 현대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를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물리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특히 물리학의 기본 원리들이 우리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예시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물리학이 단순히 복잡한 수학적 이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6장은 수학을 다루며, 수학이 ‘우주의 언어’이자 ‘천재들의 놀이’로 불리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저자는 수학이 과학의 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학문임을 강조하며, 수학적 사고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수학은 숫자와 기호의 조합을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규칙과 질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수학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도구라는 점에서 과학의 근본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설명합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수학을 통해 세상의 원리를 탐구했던 수많은 천재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책은 과학에 대한 저자의 진솔한 고백과 인문학적 성찰이 어우러져 있으며, 과학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인문학적 사고를 더 깊고 넓게 만들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저자는 과학이 인문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가 자신이 모르는 영역에 대해 쓴 글들이 오랫동안 잘못된 진리로 받아들여져, 과학적 발전을 저해했던 사례를 들며,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거만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학적 사고와 증명을 바탕으로 한 학문적 탐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과학을 어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문과 출신 독자들에게 과학을 친절하게 설명하며, 인문학과 과학이 어떻게 서로 협력하여 인간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의 유쾌한 필체와 흥미로운 예시는 독자들이 과학에 쉽게 다가가도록 도와주며,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임을 확신하게 만듭니다.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과학을 통해 세상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이 책은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허물며,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